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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 『칼날 위의 역사』 줄거리와 역사 왜곡에 맞선 지식인의 진실 추적

by KKOKS79 2025. 4. 28.

이덕일의 『칼날 위의 역사』는 한국사의 주요 쟁점들을 둘러싼 역사 해석과 이념 갈등, 그리고 그 속에서 진실을 좇는 역사학자의 고뇌를 담은 비판적 역사 논평서이다. 단순히 학술적 주장에 머무르지 않고, 역사란 무엇인가, 누가 역사를 쓰고 해석하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역사에 대한 주체적 사고를 유도한다. 이 글에서는 『칼날 위의 역사』의 핵심 내용과 논점, 그리고 우리가 ‘왜’ 역사를 다시 써야 하는지를 중심으로 이덕일의 관점을 분석해본다.

 

 

칼날위의 역사

책의 개요와 주요 주제: 논쟁 위에 선 역사

『칼날 위의 역사』는 이덕일이 수년간 발표한 역사 칼럼과 비평, 논문들을 묶어낸 저작이다. 이 책은 단순히 고대사나 근현대사의 사건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해석하고 기술하는 주체들—국가, 제도, 주류 학계—의 정치적 함의를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이덕일은 “역사는 단지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의 권력과 연결된 실천적 담론”이라고 말한다. 그는 역사 왜곡의 대표 사례로 삼국사기 중심의 신라 중심주의, 식민사학의 영향력, 조선의 사대주의 사관 등을 지목하며, 이와 다른 대안적 역사 해석을 제시한다. 특히 백제·고구려의 역사 왜곡 문제, 독립운동사에 대한 무시, 일제 식민사관의 지속 등을 비판하며, 한국의 역사 서술 구조 자체를 문제 삼는다. 이처럼 『칼날 위의 역사』는 단지 역사를 비판하는 책이 아니라, 역사를 다시 써야 할 ‘이유’를 묻는 책이다.

 

왜곡된 역사: 식민사학의 유산은 끝났는가

이덕일은 현재의 한국 역사 교육과 주류 역사학계가 여전히 ‘식민사학’의 영향 아래 있다고 주장한다. 식민사학은 일제가 조선을 정당하게 지배하기 위한 논리로 만든 역사관으로, 조선이 스스로 발전할 수 없었으며 일본의 통치를 통해 근대화를 이뤘다는 ‘정체성론’을 핵심으로 한다. 『칼날 위의 역사』는 이런 식민사학의 흔적이 지금까지도 교과서나 공공 담론 속에서 재생산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는 특히 조선총독부 주도로 만들어진 역사관을 비판하며,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민족 주체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역사학계 내부의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학계와 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오늘날에도 활발한 논쟁의 중심이 되고 있다.

 

사대주의 사관과 자주적 역사 인식의 대립

『칼날 위의 역사』는 조선시대의 ‘사대주의 사관’ 또한 비판의 핵심 대상이다. 이덕일은 조선이 명나라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충성을 국가 이념으로 삼은 결과, 자주적인 역사 인식이 무너졌다고 말한다. 이러한 사관은 이후 일제강점기에도 민족 자존감의 회복을 어렵게 만들었으며, 해방 이후에도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남아 있다고 분석한다. 그는 “역사는 정신의 뼈대다”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며, 올바른 역사 인식이 국가 정체성과 국민의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강조한다. 우리가 스스로를 어떻게 인식하느냐는, 우리가 과거를 어떻게 기억하고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역사 해석의 주체가 외부 세력이나 정치 권력이 아닌, 민중과 학문적 양심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

 

이덕일의 사학관: 대중성과 학술성의 경계 넘기

이덕일은 정통 사학자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대중 역사서 저술과 방송 활동을 활발히 병행하며 ‘대중 사학자’로 자리매김했다. 『칼날 위의 역사』에서도 학술적 논증과 더불어 독자 친화적인 문장과 구성을 통해 일반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그의 문체는 단호하고 직설적이며, 때론 격정적이다. 이는 그의 역사관이 단순한 객관 서술이 아니라, ‘역사를 통한 사회 개혁’이라는 사명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역사를 논하는 것 자체가 권력과 싸우는 일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 책은 그 치열한 현장의 기록이기도 하다. 그의 접근 방식은 비판도 받지만, 동시에 한국 사회에서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문제라는 점을 널리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칼날 위의 역사』가 던지는 질문

『칼날 위의 역사』는 단순한 과거에 대한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이 책이 진정으로 묻고자 하는 것은 “우리는 지금 누구의 시선으로 과거를 보고 있는가?”, “우리는 어떤 미래를 위해 어떤 역사를 기억하고 해석하고 있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이다. 이덕일은 역사가 권력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되며, 민중의 기억과 삶에 뿌리를 둔 살아 있는 사유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갈등과 왜곡이 첨예한 시기일수록, 더욱 더 정직하고 용기 있는 역사 해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칼날 위의 역사』는 그 자체가 하나의 실천이자 저항이며, 동시에 지식인이 역사 앞에서 취해야 할 윤리적 태도를 보여주는 이정표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 여전히 필요한, ‘기억과 책임의 문학’이자, ‘지적 양심의 기록’이다.